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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지위와 세대간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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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나는 세가지 테스트를 시행해 본다. 첫번째 테스트는, 상층 노동시장에 386세대가 얼마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 이다. 이들은 과연 다른 세대에 비해과대대표 되어 있는가. 내가 기술한 대로 위세대와 아랫 세대가 금융위기 와중 조직에서 퇴출되고 혹은 입직에 실패하는 동안 이들은 조직 내,외부에 구축해 놓은 강고한 네트워크와 함께 더 많이 생존했는가.

  두번째 이들이 각 노동시장 지위 안에서 다른 세대에 비해 더 오래 생존했는지를 보는것이다. 이들의 조직내 근속연수는 다른 출생 세대들에 비해 편균적으로 더 긴가. 이에 기반하여 이들은 상대적으로 연공제의 혜택을 더 받고 있는가.

  셋째 이들이 여타 세대에 비해 더 높은소득을 벌어들이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386세대는 임금, 판매수익, 이자, 임대료, 금융소득등을 합한 총소득에서 여타 세대에 비해 더 많이 벌고 있는가. 소득상승의 정도 또한 더 높은가. 386세대가 더 높은 소득을 향유하고 있고, 그 소득의 향유기간 또한 다른세대보다 길며, 그 증가율이 더 높다면, 그리고 그 세대의 수가 다름 세대보다 상층에 더 많고 더 오래 남아있음을 확인한다면 이 세대와 다른 세대간에 불평등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는 주장에서 현실로 격상 될 수 있을것이다.

 

386세대의 자리 독점

 

  (그림2-3)은 1998년 부터 2017년 까지, 국내 100대기업의 임원 총연인원 9만3000여명 (20년으로 나누면 대략 4,600명 가량)의 출생 세대별 분포와 시기별 변화를 나타낸다. 1장에서 확인한 바 있는 정치권력 부문에서의 세대독점 현상이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이다. 다음에 확인할 (그림2-4)가 상위 20%에 속하는 임금 노동자의 세대별 분포 변화를 보여준다면, 이 그림은 상위 0.02%에 속하는 국내최대 기업 이사진의 세대별 분포를 보여준다. 결과는 앞장의 국회의원 분포에 못지않게 출격적이다.

  2000년대 초반 1960년대 출생 세대는 100대 기업이 이사진의 9%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음 10년이 지나면, 이 세대의 비율은 60%로 뛰어 오른다. 2000년대 초반 1950년대 출생 세대의 비율이 60% 였으며, 그로부터 5년전(90년대후반)에 1945~1955년 출생 세대의 비율이 62% 였음을 고려하면 50대의 60% 이사진 점유율은 일종의 황금률 이었다. 그런데 가장 최근인 2017년 자료를 보면, 한 세대가 그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연공제 페턴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이전 세대들이 50대 초, 중반에 최대 점유율을 찍고 50대 후반부터 급속히 뒤로 물러나는 데 비해 1960~1964년 출생 세대는 2010년대 초, 중반 최초로 40%를 돌파하더니, 2010년대 후반에도 37%를 내려올줄 모른다. 그사이 이사진에 진입하기 시작한 386 후기세대(1965~1969년 출생) 또한 35%를 기록하며 386 세대의 이사진 점유율은 70%를 넘어선다. 50대와 60대의 이사진 비율은 정치권에서 동일 세대들이 국회를 장악한 비율(83%)과 비슷하면서 더 높은 56%에 이른다.

  한 세대가 권력을 독점하면 그만큼 밀려나는 세대가 있기 마련이다.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희생된 세대는 바로 아랫세대인 40대다. 1960~1964년 출생 세대가 30대 중, 후반(1990년대 후반)에 최초로 임원에 진입(2%)해 40대 중, 후반 (2000년대 후반)에 25% 에 이르며 확실한 주류로 자리매김 했고, 1965~1969년 출생 세대가 1%(2000년대 초반)에서 20%(2010년대 초반)로 그 뒤를 따랐다. 반면 1970~1974년 출생 세대는 2000년대후반 0.3%로 진입해 10년후 오늘날 386세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9.4%를 기록중 이다. 50대가 임직원을 틀어쥐고 놓지 않으니 40대가 승진을 하지 못하고 적체되어 있는 것이다. 이 데이터의 결과와 1장의 정치권 데이터를 합산하면, 386세대는 근 20년에 걸쳐 한국의 국가와 시장의 수뇌부를 완벽하게 장악했고, 아랫세대의 성장을 억압하며 정치권과 노동시장에서 최고위직을 장기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2-4)는 2004년과 2015년 결합노동시장 지위상승과 중 하층의 연령별 분포이다. 계산한 샘플의 연령별 구성은 충격적이다. 2004년에 비해 2015년 상층 노동시장에서 50대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5년 그래프의 남성 부분은 상층에 남아있는 386세대의 수가 2004년 50대(현재 60대)와 비교하여 확연히 증가 했음을 보여준다.

  (그림2-5)에서 상층만을 따로 떼어보면, 2004년 당시 40대의 상층 점유율은 28.8% 였고 이들이 2015년 50대 일때는 19.3% 였다. 반면, 2004년 50대의 상층 점유율은 10.7%에 불과했다. 386세대는 그 윗 세대가 50대 였을때 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생존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2004년 자신들이 40대 였을때 이미 조직에서 앞, 뒤 세대를 압도하는 최대 다수를 점유하고 있었다. 1997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바로 윗 세대와 아랫 세대가 외소해진 탓이다. 이로인해 10년 후, 50대에 이르러서도 이들중 다수가 생존한 것이다. 앞으로 이들의 과대대표, 과대생존은 얼마나 어떤 규모로 지속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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