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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문화와 산업화 세대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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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의 협업 윤리와 협업 양식이 농민문화에 뿌리 내리고 있다고 보는것이 왜 중요한가. 그것은 이 세대가 도시로 이주해 정착 했지만, 도시에 이웃을 만들고 일터를 조직한 방식 즉 사무실과 공장, 동네에서 자원을 동원하고 사업을 일구고 돌료를 만들고 협업 네트워크를 조직한 방식은 동아시아농민의 정체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동아시아 농민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집단주의다. 탈렐름은 이를 밑경작 문화의 개인주의와 대비되는 벼 경작문화의 집단 협업주의로 개념화 했다. 동아시아 에서 벼농사는 대량의 물과 단기간에 집약적인 노동력을 필요로 했고, 이는 마을 단위의 집단주의를 탄생 시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집단주의는 수천년에 걸친 벼 농사의 진화와 함께 동아시아 5국(대만을 포함한 중국의 항허강 이남-주로 양쯔강 유역, 남한 전체와 북한의 대동강 이남, 일본 그리고 베트남)의 공통된 농민문화를 구성하는 핵심이다.

 

  둘째는 협업속의 경쟁이다. 역시 벼 농사에 유래하는 이 협업속의 경쟁 시스탬은 동아시아 소농 시스탬과 벼농사 시스탬의 문화적 상부구조다. 벼농사를 위해 김씨와 박씨가 구축한 협업 시스탬은 김씨와 박씨가 서로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구성된 것이다. 문제는 함께 작업하면서 밥도 같이먹고 술도 같이 마시다 보면 상대의 집안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된다. 아이들 성격부터 숫가락이 몇개인지까지 말이다. 비극은, 동아시아 소농은 협업을 하지만 수확, 즉 수확물의 소유는 따로 한다는데 있다. 벼는 인간의 노동력 투하에 민감한 작물이다. 밤에 물길을 더 내고, 잡초를 하나라도 더 뽑고, 하다못해 개구리라도 한마리 더 풀어놓아야 수확이 는다. 가을의 수확기는 누구논이 더 많이 산출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다. 경쟁의 승자는 부지런한 자 일것이다.

 

  이러한 협업속의 경쟁 시스탬은 세번째 정체성인 비교와 질시의 문화를 탄생 시킨다. 상호 의존적인 집단 협업의 문화속에서 경쟁과 비교, 질시가 함께 싹트는 것이다. 함께 일했건만 나의 수확량이 더 적은것을 확인할때 부아가 치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이 상호 의존적인 경쟁과 질시의 문화를 벗어날 축구가 별로 없다는데 있다. 다음해가 되면 모내기와 김매기, 물 대기 협업은 다시 시작되고 협업속의 경쟁 사이클은 또 돌아간다. 당연히 경쟁은 격화될 것이다. 사촌이 땅을사면 배가 아프다 라는 우리속담에 이 모든 과정이 담겨있다. 사촌이 땅을사면 가서 도울일은 늘어나는데, 그 수확물이 공유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마을 공동체의 집단적 협업의 문화와 네트워크는 벼농사를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 농촌 공동체의 핵심 윤리이자 자산이었다.

 

  마지막으로 네번째 정체성은 협업속의 경쟁을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만든 위계 문화이다. 이 위게문화의 기원 또한 벼농사 체계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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